『모순』 리뷰: 모순투성이 삶 속에서 피어나는 자아의 성장기
책 제목: 모순
저자: 양귀자
출간: 1998년
장르: 현대소설, 성장소설, 심리소설
형식: 1인칭 시점의 회고록 스타일
1. 평범한 청춘, 특별한 질문을 던지다
『모순』은 주인공 안진진의 1인칭 회고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20대 후반의 평범한 여성인 진진은 사랑, 가족, 인간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혼란과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녀는 삶을 똑바로 응시하며 “나는 어떤 인간인가”를 스스로에게 되묻는 인물입니다.
이 작품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을 중심으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의 잔잔한 파문, 가족의 상처, 친구의 배신, 연인의 외면 등 작은 균열을 따라가며 삶의 본질적인 물음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2. 제목 그대로, 삶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작품 전반에는 ‘모순’이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사랑하지만 상처를 주고,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외면하며, 가족이면서도 남보다 못한 사이. 진진은 이 모든 관계 속에서 모순을 느끼고, 모순을 견디며, 모순을 통해 성장합니다.
양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합니다. 주인공 진진이 겪는 감정은 독자 자신의 삶과도 깊이 닿아 있어, 읽다 보면 ‘이건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3. 여성 서사와 자아 탐색의 문학적 성취
『모순』은 1990년대 후반, 한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작품입니다. 진진은 단순히 누군가의 딸이나 연인이 아니라,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여성 인물입니다.
그녀는 타인의 기대나 시선에 부응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아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모순』은 단순한 감정 서사에 머물지 않고, 한국 여성문학의 중요한 지점을 기록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4. 문장과 구조의 힘: 담백하지만 깊다
양귀자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선을 품고 있습니다. 과장된 수사는 없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 속에서 진심이 묻어나는 말들이 울림을 줍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삶의 진실을 정직하게 건드리는 칼날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때로는 무심한 위로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단순한 서사 구조이지만, 한 사람의 내면과 성장 과정을 따라가는 흐름이 잘 설계되어 있어 읽는 동안 몰입감이 매우 높습니다.
5.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싶은 독자
- 여성의 성장 서사와 심리 묘사에 관심 있는 분
- 감정에 쉽게 공감하고, 정직한 문장을 좋아하는 독서가
- 복잡한 플롯보다는 내면의 울림을 선호하는 독자
- 나이 들수록 점점 인간관계가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분
마무리 감상
『모순』은 화려한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담백한 서사 안에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감정들,
고의로 외면했던 상처들,
진짜 나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진진의 고백은 곧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쯤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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